조대호 저, 그린비, 2021년 9월 10일 출간
책소개
호메로스는 어떻게 ‘전체 그리스의 교사’가 되었는가? 『『일리아스』, 호메로스의 상상 세계』는 획일적인 고전 읽기에서 탈피하여 문명의 창시자 호메로스를 밝혀내려는 시도를 하는 동시에, 호메로스와 『일리아스』에 대한 하나의 완결된 상을 일반 독자들에게 제시하는 책이다.
호메로스 서사시의 핵심이 되는 영웅주의, 올륌포스 신들에 대한 신앙, 죽음과 저승세계에 대한 상상뿐만 아니라, ‘호메로스’에 대해 알려진 것이 무엇이고 오랜 구술 서사시 전통으로부터 『일리아스』가 어떻게 출현했는지, 트로이아 전쟁에 대한 서사의 맥락에서 이 작품의 고유한 점이 무엇인지 폭넓게 다룬다.
또한 이 책은 『일리아스』와 『국가』의 비교를 통해, 호메로스의 서사시와 플라톤의 철학을 함께 조명하는 기획의 시작이라는 점에서 더 특별하다. 이 기획을 통해 독자들은 기억에 대해 활발한 연구가 이루어진 20세기 중반 이래 인문학적 담론의 지평을 살피고 인문학의 역사적, 서사적 사유와 과학 기술의 비역사적, 보편적 사유를 비교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호메로스 서사시의 핵심이 되는 영웅주의, 올륌포스 신들에 대한 신앙, 죽음과 저승세계에 대한 상상뿐만 아니라, ‘호메로스’에 대해 알려진 것이 무엇이고 오랜 구술 서사시 전통으로부터 『일리아스』가 어떻게 출현했는지, 트로이아 전쟁에 대한 서사의 맥락에서 이 작품의 고유한 점이 무엇인지 폭넓게 다룬다.
또한 이 책은 『일리아스』와 『국가』의 비교를 통해, 호메로스의 서사시와 플라톤의 철학을 함께 조명하는 기획의 시작이라는 점에서 더 특별하다. 이 기획을 통해 독자들은 기억에 대해 활발한 연구가 이루어진 20세기 중반 이래 인문학적 담론의 지평을 살피고 인문학의 역사적, 서사적 사유와 과학 기술의 비역사적, 보편적 사유를 비교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역자소개:
조대호
(지은이)
목차
프롤로그 9
I. 『일리아스』와 ‘호메로스’ 21
‘일리오스의 이야기’ 21 | 무사와 므네모쉬네 26 | 서사시의 기억 34 | 구술 서사시의 기술 44 | ‘호메로스’와 그의 고향 54
도표: 아킬레우스의 분노로 보는 『일리아스』 66
II. 『일리아스』의 이야기 69
1권: ‘아킬레우스의 분노’ 69 | 1~24권: 그리스 군대의 위기, 아킬레우스의 출전, 헥토르의 장례 75 | 트로이아 전쟁의 다른 이야기들 87 | 한 가지 추리 문제 93 | ‘호메로스 문제’: 또 다른 추리 문제 97
덧말: 『일리아스』의 트로이아 전쟁, 역사인가 상상인가? 117
III. 영웅들과 여인들 137
반신(半神)의 영웅들 137 | 영웅의 에토스 140 | 영웅의 실수 154 | 영웅의 비극과 인간에 대한 연민 162 | 돌고 도는 여인들 166 | 트로이아의 여인들 173 | 여인들과 여신들 183
IV. 올륌포스의 신들 193
‘제우스의 뜻’ 193 |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197 | 변신하는 신들 209 | 선악의 저편에서 215 | 신들의 희극 221 | ‘문학적 장치’인가 ‘불멸의 귀족 사회’인가? 230 | 호메로스의 신들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237
V. 죽음과 하데스 245
죽음과 프쉬케 245 | 하데스의 프쉬케 257 | 하데스와 ‘축복받은 자들의 섬’ 267
VI. 호메로스의 상상, 그리스 문명을 낳다 275
판아테나이아 축제와 『일리아스』의 공연 275 | 호메로스, 전체 그리스를 가르치다 285 | 서사시의 기억과 상상 292 | 상상이 낳은 그리스 문명 301 | 상상 세계의 어두운 그림자 308
에필로그 317
참고문헌 325
찾아보기 333
I. 『일리아스』와 ‘호메로스’ 21
‘일리오스의 이야기’ 21 | 무사와 므네모쉬네 26 | 서사시의 기억 34 | 구술 서사시의 기술 44 | ‘호메로스’와 그의 고향 54
도표: 아킬레우스의 분노로 보는 『일리아스』 66
II. 『일리아스』의 이야기 69
1권: ‘아킬레우스의 분노’ 69 | 1~24권: 그리스 군대의 위기, 아킬레우스의 출전, 헥토르의 장례 75 | 트로이아 전쟁의 다른 이야기들 87 | 한 가지 추리 문제 93 | ‘호메로스 문제’: 또 다른 추리 문제 97
덧말: 『일리아스』의 트로이아 전쟁, 역사인가 상상인가? 117
III. 영웅들과 여인들 137
반신(半神)의 영웅들 137 | 영웅의 에토스 140 | 영웅의 실수 154 | 영웅의 비극과 인간에 대한 연민 162 | 돌고 도는 여인들 166 | 트로이아의 여인들 173 | 여인들과 여신들 183
IV. 올륌포스의 신들 193
‘제우스의 뜻’ 193 |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197 | 변신하는 신들 209 | 선악의 저편에서 215 | 신들의 희극 221 | ‘문학적 장치’인가 ‘불멸의 귀족 사회’인가? 230 | 호메로스의 신들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237
V. 죽음과 하데스 245
죽음과 프쉬케 245 | 하데스의 프쉬케 257 | 하데스와 ‘축복받은 자들의 섬’ 267
VI. 호메로스의 상상, 그리스 문명을 낳다 275
판아테나이아 축제와 『일리아스』의 공연 275 | 호메로스, 전체 그리스를 가르치다 285 | 서사시의 기억과 상상 292 | 상상이 낳은 그리스 문명 301 | 상상 세계의 어두운 그림자 308
에필로그 317
참고문헌 325
찾아보기 333
책속에서
P. 13
플라톤의 눈에는 호메로스가 가르친 거의 모든 것이 시빗거리였다. 호메로스는 그리스인들에게 사람의 모습을 한 신들에 대해 가르쳤고, 명예를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영웅들을 내세웠다. 호메로스의 영웅들이 명예를 추구하는 이유는 명예를 얻는 것이 불사의 존재가 되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웅들에게도 죽음 자체는 결코 바랄 만한 것이 아닌데, 죽은 자는 모두 허깨비들의 지하세계로 가야 하기 때문이다. 죽음 이후의 세계를 이렇게 비관적으로 그린 것도 바로 호메로스였다. 플라톤은 이 모든 가르침을 지우려 한다. 화판을 지우듯이 깨끗하게. 사람 같은 신들은 사람처럼 부도덕해서 도덕적인 삶의 길잡이가 될 수 없다. 명예를 추구하는 영웅들은 인정욕구와 경쟁심에 사로잡혀 다툼을 벌이면서 공동체에 대한 의무를 외면한다. 그들이 가진 죽음과 사후세계에 대한 잘못된 생각은 불멸성에 대한 헛된 꿈을 낳고 죽음에 맞서는 용기를 빼앗는다. 플라톤의 『국가』, 아니 플라톤 철학 전체가 호메로스의 가르침에 맞서 새로운 가르침을 모색하는, ‘호메로스에 대한 긴 반론’이었다.
P. 17
삶의 지향과 세계 이해가 충돌하는 지점에는 언제나 ‘무엇을’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에 대한 논쟁이 놓여 있다. 그런데 기계화와 속도, 신도시를 열망하는 미래주의가 ‘선언’에서 ‘현실’로 바뀐 우리의 시대에는 기억을 둘러싼 모든 인문학적 논의가 ‘반시대적’ 성격을 띨 수밖에 없다. […] 물론 호메로스와 플라톤을 비교하려는 나의 계획은 더욱더 ‘반시대적’이다. 수천 년 전의 논쟁을 다시 불러내는 것이니까. 나는 이 ‘반시대적 고찰’을 통해 호메로스와 플라톤을 상호 조명하고, 그 둘의 대립 관계를 드러냄으로써 기억에 대한 현대의 ‘반시대적 고찰’을 더 먼 곳으로 확장하려고 한다. 고전 연구자인 내게 이런 뒷걸음질은 만능을 자부하는 과학과 기술이 도달할 수 없는 삶과 의식의 깊은 진리를 드러내고 공동체의 삶에 필요한 기억과 상상을 찾아 가는 작업의 하나다.
P. 295
호메로스의 서사시는 그리스 세계를 하나로 묶어 준 이런 문화적 연대 의식에 통일성과 정당성을 부여함으로써 그리스인들의 민족적 정체성을 더욱 견고하게 만들었다. 『일리아스』와 『오뒷세이아』는 “수많은 도시국가의 다양한 제도적 유산과 변화무쌍한 그리스 언어권의 세계를 문명과 문화적 정체성의 통일된 서술로 통합해 냈다”. 이것은 호메로스가 그리스 민족의 과거를 상상 속에 재현함으로써 이뤄 낸 일이었다. 호메로스 이후에 비로소 그리스인들이 ‘헬레네스’라는 이름으로 불리기 시작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일리아스』는 흩어져 사는 사람들이 어떻게 이야기를 통해서 하나의 공동체로 묶이는지를 보여 주는 가장 확실한 증거다.
P. 300
나지(G. Nagy)가 올바로 지적했듯이, “고대 그리스와 같은 전통 사회에서 신을 정의한다는 생각은 곧 사회 자체를 정의하는 것”이었다. 아니, 그리스인들에게 호메로스의 신들은, 신 그 이상의 중요성을 가지고 있었다. 그들에게 올륌포스 신들은 사회 현상을 이해하고 판단하는 척도이자, 외부의 자연현상이나 인간 내면의 감정, 생각, 행동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좌표였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올륌포스 신앙은 그리스인들에게 삶의 나침반이었다. 그리스인들은 자연적 사건이나 인간의 행동이나 그 어느 것도 신들의 영향에서 벗어나 있다고 보지 않았다. 인격화된 신들에 대한 그리스인들의 신앙은 그런 점에서 서사시의 세계를 벗어난 그리스 문명의 모든 영역에서 표현되었다.
출판사 제공 책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