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아 학파』
키케로 지음, 양호영 옮김, 아카넷, 2021년 10월 25일 출간
책소개
키케로가 평생 학습하고 실천한 철학의 사유를 로마 민중에게 전하려는 포부로 저술한 철학적 대화편이다. 키케로의 철학적 입장과 더불어 헬레니즘 시기 인식론에 관한 논쟁의 전모를 살필 수 있는 저작으로 평가받는다. 전승 과정에서 작품 일부가 유실되어 현재의 판본은 초판과 재판의 일부를 합하여 구성되었다. 키케로는 당대 로마 지식인 사회의 학문적 토론 모습을 대화편의 형식을 통해 생생하게 드러냈다.
핵심 논쟁은 스토아 학파와 신아카데미아 간의 인식론적 대립이다. 스토아 학파는 진리를 파악할 수 있다고 본 것과 달리, 신아카데미아는 진리 파악의 가능성을 전적으로 의심했다. 파악될 수 있는 어떤 것이 존재하는지, 그리고 파악이 행위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인지, 플라톤이 설립한 아카데미아의 진정한 전통이 무엇인지를 두고 스토아 철학의 대변인들과 키케로가 격돌한다. 이 작품은 회의주의의 등장으로 인식론의 중대한 전환을 가져온 헬레니즘 시대에 가장 중요한 논쟁 중 하나를 다룬다는 점에서 고대철학에서 근대철학으로 이어지는 인식론의 징검다리가 될 수 있다.
핵심 논쟁은 스토아 학파와 신아카데미아 간의 인식론적 대립이다. 스토아 학파는 진리를 파악할 수 있다고 본 것과 달리, 신아카데미아는 진리 파악의 가능성을 전적으로 의심했다. 파악될 수 있는 어떤 것이 존재하는지, 그리고 파악이 행위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인지, 플라톤이 설립한 아카데미아의 진정한 전통이 무엇인지를 두고 스토아 철학의 대변인들과 키케로가 격돌한다. 이 작품은 회의주의의 등장으로 인식론의 중대한 전환을 가져온 헬레니즘 시대에 가장 중요한 논쟁 중 하나를 다룬다는 점에서 고대철학에서 근대철학으로 이어지는 인식론의 징검다리가 될 수 있다.
역자소개:
양호영
(옮긴이)
서울대학교 철학과 대학원 석사과정을 졸업하고, 영국 엑세터 대학교 서양고전학과에서 헬레니즘 철학과 키케로의 철학적 저술들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울대, 한신대, 서울과기대 등에서 철학과 고전라틴어를 강의했고, 현재 정암학당 키케로 연구번역팀 전임연구원으로 헬레니즘 철학 및 키케로와 로마 철학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그리스인들과 비이성적인 것』(공역), 『소크라테스 이전 철학자들의 단편 선집』(공역)이 있다.
목차
‘정암고전총서’를 펴내며
‘정암고전총서 키케로 전집’을 펴내며
작품 내용 구분
일러두기
본문
재판 1권 - 바로(Varro)
초판 2권 - 루쿨루스(Lucullus)
주석
작품 안내
참고문헌
찾아보기
한국어-라틴어
라틴어-한국어
고유명사
옮긴이의 말
‘정암고전총서 키케로 전집’을 펴내며
작품 내용 구분
일러두기
본문
재판 1권 - 바로(Varro)
초판 2권 - 루쿨루스(Lucullus)
주석
작품 안내
참고문헌
찾아보기
한국어-라틴어
라틴어-한국어
고유명사
옮긴이의 말
책 속으로
-
-
최근 나의 친구 아티쿠스와 내가 쿠마이에 함께 머무르고 있을 때, 우리는 마르쿠스 바로에게서 소식을 전해 들었다. 그가 전날 저녁 로마로부터 왔고, 여행으로 인해 지치지 않았더라면 우리에게 곧장 오려고 했었다는 것이다. 이 소식을 듣고 우리는 같은 학문 활동과 오랜 우정으로 맺어진 그를 지체 없이 만나야 한다고 여겼다.
첫 문장, 본문 21쪽
제가 이해하는 바에 따르면, 아르케실라오스가 제논과 온갖 경쟁을 벌인 것이 고집이나 승부욕에 의한 것은 아니라고 보입니다. 그것은 소크라테스가, 그리고 이미 소크라테스 이전에 데모크리토스, 아낙사고라스, 엠페도클레스 등 거의 모든 선인들이 무지를 고백하도록 만든 만물의 모호함에 의한 것입니다. 이들의 말에 따르면, 어떤 것도 인식되거나 파악되거나 알려질 수 없고, 감관은 협소하며, 정신은 쇠약하고, 삶의 여정은 짧고, 데모크리토스가 말했듯, 진리는 심연에 잠겨 있으며, 모든 것은 견해와 관습에 사로잡히고, 진리를 위한 어떤 여지도 없고, 그리하여 만물은 어둠에 둘러싸여 있습니다.
1.44, 본문 46쪽
알고 있다고 믿는 자들과 우리의 차이는 그들이 변호하고 있는 견해들이 참이라는 것을 스스로 의심하지 않는 반면, 우리는 따르기는 쉽지만 거의 확증할 수 없는 많은 견해들을 승인할 만하다고 여긴다는 점이다. 게다가 판단력이 온전한 만큼 우리는 더 자유롭고 유연하며, 지시받은, 아니 마치 명령받은 모든 것들을 지키도록 강요받을 어떤 필연성도 없다. 사실 여타의 사람들은 무엇이 최선인지를 판단할 능력을 갖추기도 전에 구속 상태가 되며, 다음으로 어린 나이에 어떤 친구를 따르거나 혹은 누군가에게서 처음으로 들어본 단 한 번의 연설에 사로잡혀 인식 불가능한 일들에 대해 판단하고 폭풍우에 떠밀려간 사람처럼 마치 바위에 들러붙듯 가르침에 들러붙는다.
2.8, 본문 54~55쪽
참과 닮은 뭔가를 발견했어도 기뻐할 텐데, 어찌 제가 참을 발견하기를 열망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하지만 참된 것들을 보는 것이 가장 아름다운 일이라고 제가 판단하는 것처럼, 참된 것들 대신에 거짓된 것들을 승인하는 것은 가장 수치스러운 일입니다.
2.66, 본문 98쪽
제논은, 만일 파악될 수 있는 인상이 있는 것으로부터 오는 것과 마찬가지로 있지 않은 것으로부터 올 수도 있다면, 어떤 파악 인상도 없으리라는 점을 예리하게 알아챘습니다. 아르케실라오스는 이 점이 파악 인상의 정의에 옳게 덧붙여졌음에 동의했습니다. 만일 참된 인상이 거짓 인상과 같은 종류의 것이라면, 거짓 인상도 참된 인상도 파악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2.77, 본문 107~108쪽
내가 말하고 있는 현자는 당신의 현자와 같은 눈으로 하늘과 땅과 바다를 볼 것이고, 각각의 감각에 귀속되는 나머지 대상들도 같은 감각으로 파악할 것입니다. 지금 서풍이 일어날 때 자줏빛으로 보이는 저 바다는 우리의 현자에게도 동일하게 보일 것이지만, 그는 이 인상에 동의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것은 우리에게 방금 전 푸른빛으로 보였고 아침에는 회색빛으로 보였기 때문이며, 또한 지금 태양에 비쳐서 새하얗고 반짝이는 부분이 그것 옆에 이어진 부분과 달라서, 당신이 이 일이 생긴 이유를 제시할 수 있더라도, 눈에 보인 것이 참이라는 점을 변호하지는 못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2.105, 본문 130쪽
인상들을 지속적으로 면밀히 탐구해 가는 과정에서 우리는 점차 더 그럴듯한 인상을 발견하게 되고, 이를 근거로 행위할수록 더 나은 행위의 가능성이 높아진다. 물론 그 모든 경우에 대상과의 인과관계가 우리에게 드러나지 않으므로, 승인할 만한 인상에 따라 행위할 때, 우리는 여전히 객관적으로 참인 세계가 아니라 주관적으로 설득력 있는 세계에 머물 수밖에 없다. 하지만 회의주의자들에게는 이것이 가능한 최선의 삶이다. 그들은 단지 파악 인상을 승인할 만한 인상으로 대체하는 것일 뿐이고, 도달하지 못할 스토아의 현자가 사는 삶이 이러한 삶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여긴다.
「작품 안내」, 265~266쪽
출판사 제공
책소개